디지털 리터러시라는 개념은 흔히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익히고, 다양한 플랫폼을 능숙하게 다루는 능력으로 이해된다. 앱을 잘 활용하고, 정보를 빠르게 검색하며, 온라인 환경에서 효율적으로 소통하는 역량은 분명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디지털 환경이 일상의 중심이 된 지금, 디지털 리터러시의 의미는 단순한 ‘사용 능력’을 넘어 새로운 질문을 요구하고 있다. 과연 우리는 디지털을 잘 사용하고 있는가, 아니면 디지털에 의해 사용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화면을 확인하고, 끊임없이 업데이트되는 정보에 반응하는 삶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피로와 혼란을 동시에 경험한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이해는 얕아지고, 연결은 많아졌지만 집중은 줄어든다. 이 지점에서 디지털 리터러시는 기술 숙련도가 아니라 ‘선별하고 조절하는 능력’으로 재정의될 필요가 있다. 즉, 언제 접속하고 언제 벗어날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이 진정한 디지털 리터러시라 할 수 있다. 오늘은 비디지털 취미와 디지털 리터러시의 관계에대해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비디지털 취미는 디지털 리터러시와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그 토대를 강화하는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화면 밖에서 이루어지는 경험은 디지털 환경을 더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주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감각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비디지털 취미가 디지털 리터러시 형성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두 영역이 어떻게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이루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비디지털 취미가 정보 과잉 시대의 판단력을 기르는 이유
디지털 환경의 가장 큰 특징은 정보의 양과 속도다. 우리는 짧은 시간 안에 방대한 정보를 접하지만, 그만큼 깊이 생각할 기회는 줄어든다. 스크롤을 내리며 소비하는 정보는 빠르게 잊히고,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이로 인해 정보에 대한 수용은 늘어나지만, 해석과 비판의 능력은 상대적으로 약화된다.
비디지털 취미는 이러한 정보 소비 패턴에 균열을 낸다. 독서, 글쓰기, 악기 연주, 수공예 같은 활동은 단일한 대상에 오랜 시간 집중하도록 요구한다. 이 과정에서 사람은 속도를 늦추고, 선택의 기준을 스스로 설정하게 된다. 무엇을 읽을지, 어떤 표현을 할지, 어디까지 완성할지를 판단하는 경험은 디지털 환경에서 필요한 선별 능력과 직결된다.
특히 종이책 독서나 손글씨 기록은 정보의 구조를 파악하고,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을 강화한다. 이는 단편적인 정보 조각에 반응하는 대신, 전체 흐름을 이해하는 사고 방식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험이 가짜 정보나 과장된 콘텐츠를 구별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고 지적한다. 즉, 비디지털 취미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게 해주는 인지적 기준점을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비디지털 취미는 디지털 리터러시의 핵심 요소인 비판적 사고와 판단력을 기르는 토양이 된다. 디지털을 멀리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거리두기인 셈이다.
비디지털 경험이 디지털 사용의 주체성을 강화하는 방식
디지털 리터러시의 또 다른 핵심은 주체성이다. 이는 단순히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사용 목적과 방식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힘을 의미한다. 그러나 디지털 플랫폼은 사용자의 주의를 최대한 오래 붙잡도록 설계되어 있다.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선호를 예측하고, 끊임없이 다음 행동을 유도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주체적인 선택이 점점 어려워진다.
비디지털 취미는 이러한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화면 밖 활동은 알고리즘의 개입 없이 진행되며, 시작과 종료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언제 시작할지, 얼마나 할지, 언제 멈출지를 선택하는 과정은 자기 조절 능력을 강화한다. 이는 디지털 사용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예를 들어 정기적으로 아날로그 취미 시간을 가진 사람들은 디지털 기기를 ‘필요할 때 사용하는 도구’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다. 반면 디지털만으로 여가를 보내는 경우, 사용 목적이 흐려지고 습관적 접속이 반복되기 쉽다. 전문가들은 이를 경험의 균형 문제로 설명한다. 비디지털 경험이 충분할수록, 디지털 환경에서도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며 사용 패턴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비디지털 취미는 즉각적인 보상에 대한 의존을 낮춘다. 디지털 콘텐츠는 빠른 반응과 즉각적인 만족을 제공하지만, 이는 인내와 집중을 약화시킬 수 있다. 반면 아날로그 활동은 지연된 보상을 전제로 하며, 이 과정에서 자기 통제력과 지속력이 강화된다. 이는 디지털 환경에서 과도한 사용을 예방하는 중요한 보호 요인이 된다.
균형 잡힌 디지털 리터러시를 위한 생활 전략으로서의 비디지털 취미
비디지털 취미와 디지털 리터러시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점은 대립 구도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균형의 문제다. 진정한 디지털 리터러시는 기술을 거부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 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에서 비롯된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일상 속에 의도적인 비디지털 시간을 설계할 것을 권한다. 하루 중 일정 시간은 화면에서 완전히 벗어나 손과 감각을 사용하는 활동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 시간은 디지털 사용을 줄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디지털을 더 건강하게 사용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비디지털 취미를 통해 얻은 경험을 디지털 환경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중, 판단, 자기 조절, 인내와 같은 역량은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작동한다. 아날로그 공간에서 기른 이러한 능력은 디지털 환경에서도 자연스럽게 발현된다. 이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기술 교육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비디지털 취미는 디지털 리터러시의 바깥에 있는 활동이 아니라, 그 깊이를 확장하는 기반이다. 디지털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디지털 없이도 충분히 살아볼 수 있는 경험이 필요하다. 그 경험이 쌓일수록, 우리는 기술의 소비자가 아니라 주체적인 사용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비디지털 취미와 디지털 리터러시가 서로를 강화하는 이유다.